[시]난 너의 이름을 소리내어 부르고 싶다

아! 내가 너의 이름을 소리내어 부를 수 있다면
소리 내어 부를 수 있는 이름이
내 한 숨 안에 있다면

너의 이름만으로 쏟아내리라
무너지리라
무너져 너의 강변에 묻히리라

모래로 열매는 기르지 못하더라도
오랜 약속은 담지 못하더라도
파도가 닿기 전까지

너의 발자국 하나 쥐고 누우리라
흩어져 너의 강변에 닿으리라
그리고 비로소 긴 숨을 쉬리라

내 숨으로 들어오라

2019.08.14

북경 일기 8,9일차 :고양이귀 (네코미미 아님) 잡담

안녕하세요.
이제 아주 작정하고 일기를 격일로 쓰고 있습니다. 격일기가 되겠네요.

북경 일기 8,9일차 :고양이귀 (네코미미 아님)

오늘 이야기는 북경대 기숙사 뒤쪽의 시장통에서 발생했습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정오의 아침을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다가 학생식당은 이미 점심시간이 지나서
기숙사 뒤쪽의 먹자골목 비슷한 곳에서 해결하기로 정했습니다.
원래 자주 가는 마라탕면 집의 덮밥을 먹으려고 했으나 점심시간이 지나 밥류는 안한다더군요.
그래서 어쩔까.. 하다가 마라탕면은 그다지 당기지 않아서 바로 옆의 도삭면(刀削面다오샤오미엔)집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 메뉴판을 보니까 맨 위쪽에 원미도삭면(原味刀削面위엔웨이다오샤오미엔 = 오리지널 도삭면)
이 있었고 그 밑으로는 그 도삭면에 토마토(西红시홍)라던가 각종 재료들이 하나씩 추가된 메뉴가 쫙 나와있었습니다.
전 그 중에서 소고기도삭면(牛肉刀削面녀우러우~)을 시켰습니다. 사진 찍을 생각을 못하는 몹쓸 블로거라 죄송합니다.

도삭면은 산서(山西샨시)성 의 유명한 음식으로 우리나라로 치자면 칼국수와 비슷한데 국물에 쓰는 장이 다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중국 음식 이름은 대부분 그 자체로 음식의 재료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말해줍니다. 
그래서 중국 음식 이름에 자주 쓰이는 한자를 알아놓으면 메뉴판 보기가 한결 수월해지지요.
도삭면 같은 경우는 한자 그대로
칼로 깎아서(?) 만든 국수입니다.
한국의 칼국수를 기원이 같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음식 자체는 수제비에 더 가깝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112028


위에 보시는 대로 반죽에서 국수를 썰어냅니다(근데 나는 이거 못봤어... 무서워...)
완성된 음식은 음식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아래와 같습니다.




맛있어 보이죠?
실제로도 맛있습니다. 그래도 산서성 출신의 교수님 말씀으로는 그래도 북경의 다오샤오미엔은 산서성에서 직접 먹는
다오샤오미엔과는 비교과 안된다고 하니 꼭 본고장의 맛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이쯤에서 왜 오늘 제목이 네코미미고양이귀인고 하니...
제가 음식을 시키고 기다리는 사이 기념으로 주인 아주머니 몰래 식당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멍때리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문득 사진 상 오른쪽에 있는 저 칠판(?)에 써 있는 글씨가 눈에 띄었습니다.
브라우저로 잘 보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분명히 이렇게 써있습니다.

猫耳朵(마오얼두어) => 고양이 귀 (1근? / 15위안)

이 글씨를 본 순간 전 패닉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어 고양이 귀? 에.. 설마 ... 설마 고양이 귀를 식용으로 판다는건 아니겠지..
아니 아니야.. 이건 결국 우리나라에서 개고기 먹는다고 뭐라 그러는 거랑 똑같은 거잖아?
중국의 문화를 존중해야지 이해해나갈 수 있는거야....
아니 그래도... 나도 애묘가로서 이건 좀 기분이 뭐하쟝.........ㅠㅠㅠㅠㅠㅠ'

이상의 상념을 무한반복하면서 도대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미궁에 빠져있다가 결심했습니다. 그래, 일단 어떤 건지 확인이나 해보자.
하고 핸드폰에서 무지 비싼 3G를 켜고 네이버에 猫耳朵를 검색했습니다.
예상 외로 꽤나 많은 게시물들이 뜨길래 제일 정확해 보이는 것을 클릭했는데...



그렇습니다. 이 네코미미고양이귀는 중국 산서성의 또 하나의 명물인 국수의 이름이었습니다.
이쪽이 더 수제비에 가까울 지도 모르겠네요. 다음에 가면 꼭 하면 먹어봐야겠습니다.
물론 중국의 특정 지방에서는 고양이가 식재료로 쓰이기도 하지만 요즘도 그렇게 많이 먹는지는 의문이고,
중국 사람들도 고양이 정말 좋아합니다. 특히 북경대 안에서는 고양이들 밥챙겨주는 아주머니들도 많으시고,
심지어 북경대 고양이 애호 동아리에서 순번을 정해서 캠퍼스 곳곳에 흩어져 있는 밥그릇과 물그릇을 채웁니다.
아침에 수업을 가다보면 뚱뚱한 털복숭이 고양이들이 이따금씩 보입니다.

아침에 수업을 가다보면 가끔씩 고양이들이 아침밥을 먹는 곳
다들 겨울을 나느라고 털이 북슬북슬합니다.

아무튼 이 고양이귀는 한순간의 번뇌로 끝나고 저는 다시 도삭면을 맛있게 먹었다는 후문입니다.
이 번뇌와 함께 감기도 함께 떨어졌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그럼 오늘의 일기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모두들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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